
크레스티드 게코(Crested Gecko)는 부드러운 피부와 독특한 속눈썹 모양의 돌기, 그리고 다양한 색상 패턴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진 파충류입니다. 비교적 다루기 쉽다는 인식 때문에 초보자 입문용으로도 자주 추천되지만, 실제로는 세심한 환경 조절과 영양 관리가 필요합니다. 온도와 습도, 먹이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스트레스, 식욕 저하, 탈피불량, 질병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글에서는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참고할 수 있도록, 온도·습도·먹이 관리의 전문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단순히 “잘 키우는 법”을 넘어, 건강한 번식과 장기 생존을 위한 핵심 포인트를 모두 다룹니다.
온도 관리의 중요성과 최적 세팅
크레스티드 게코는 뉴칼레도니아 열대우림 지역에서 서식하므로, 따뜻하면서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이들의 최적 활동 온도는 주간 24~27℃, 야간 21~23℃입니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소화 능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성장 지연이나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육장 내에는 반드시 디지털 온도계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일반적인 장비는 세라믹 히터, 온열 패드, 또는 온도 조절기입니다. 세라믹 히터는 공기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해주며, 야행성인 게코에게 적합합니다. 바닥용 히터는 서식지 일부에 열을 집중시켜 Hot spot(따뜻한 구역)을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온도 구간을 나누면 게코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온도 자동조절기(Thermostat)를 활용하면 과열과 냉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직사광선은 피해야 하며, 온도 유지를 위해 사육장은 벽면이 두꺼운 유리 또는 아크릴 테라리움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게코가 너무 더운 환경에 노출되면 입을 벌리고 숨을 헐떡이거나 벽면에 매달리지 않고 바닥에 엎드리는 행동을 보입니다. 이런 행동이 보이면 즉시 열원을 줄이거나 통풍을 개선해야 합니다. 온도 조절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게코의 면역력과 소화력, 번식력에 직결되는 생리학적 요인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습도와 환경 조성의 세부 관리
온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습도 관리입니다. 크레스티드 게코의 피부는 매우 얇고 수분 손실에 민감하기 때문에, 습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탈피불량이나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들의 이상적인 습도 범위는 60~80%이며, 낮 시간에는 약간 낮게(60~70%), 밤에는 높게(70~80%)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아침과 저녁 하루 2회 정도 분무기(미스트기)를 사용해 물을 뿌려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자동 미스트 시스템을 설치하면 일정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고, 출근이나 외출이 잦은 사육자에게 유용합니다. 습도 유지에 도움이 되는 소재로는 코코피트, 버미큘라이트, 스핑크 모스, 바크칩 등이 있으며, 이들을 혼합하면 수분 유지력과 배수성이 향상됩니다. 또한, 게코는 자신의 피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핥아 마시므로, 잎이 넓은 식물(스킨답서스, 필로덴드론 등)을 함께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물은 습도 조절뿐 아니라 공기 정화와 미관 향상에도 도움을 줍니다. 은신처와 유목, 수직 구조물을 활용하면 게코가 자연스러운 수직 이동 행동을 할 수 있어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반면, 통풍이 불량하면 곰팡이와 세균이 쉽게 번식하므로, 주 2회 정도는 뚜껑을 열고 자연 환기를 시켜주어야 합니다. 디지털 습도계를 설치해 습도 변화를 하루 단위로 기록하면 장기적인 환경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1주일에 한 번 정도 바닥재를 교체하고, 1개월 단위로 전체 세척을 진행합니다. 청결 유지가 곧 곰팡이, 진드기, 세균 감염 예방의 핵심입니다.
먹이 급여와 영양 관리 전략
먹이는 크레스티드 게코의 성장, 면역력, 번식력에 직결되는 가장 민감한 요소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과일, 곤충, 꽃가루 등을 섭취하지만, 인공 사육 환경에서는 이를 균형 있게 재현해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급여 방식은 게코 전용 분말식(대표 브랜드: Pangea, Repashy, Zoo Med)을 물과 혼합하여 젤 형태로 급여하는 것입니다. 이 제품들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비율이 균형 잡혀 있으며, 2~3일 간격으로 공급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전용 사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주 1~2회는 귀뚜라미, 밀웜, 바퀴벌레 등 살아 있는 곤충을 보충 급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곤충을 급여할 때는 반드시 칼슘 파우더와 비타민 D3 보충제를 묻혀야 하며, 이 보충제가 부족하면 뼈의 형성에 문제가 생겨 대사성 골질환(MBD)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코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급여 주기와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유체(1~6개월): 하루 1회, 소량의 분말식과 작은 귀뚜라미. 준성체(6~12개월): 2일 1회, 다양한 먹이 혼합 급여. 성체(1년 이상): 3일 1회, 분말식 위주 + 간헐적 곤충 급여. 먹이는 항상 저녁 시간(게코의 활동 시간대)에 제공하며, 먹이 잔여물은 다음날 아침에 반드시 제거합니다. 먹이 그릇과 물그릇은 매일 세척하고, 물은 염소 성분이 없는 정수 또는 생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사육자는 게코가 잎이나 벽면에 맺힌 물방울을 핥아 마시도록 미스트 워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게코의 자연스러운 음수 행동을 유도해 스트레스를 완화시킵니다. 정기적으로 체중을 측정하여 체중이 갑자기 줄거나 먹이 섭취량이 감소하면, 스트레스·환경 불안·영양 결핍을 의심해야 합니다. 균형 잡힌 급여 루틴과 주기적인 건강 모니터링이 곧 장기 생존의 비결입니다.
크레스티드 게코는 외형이 아름답고 관리가 비교적 간단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온도, 습도, 먹이 세 가지 요소의 균형 조절이 생명 유지의 핵심입니다. 온도는 소화와 면역력, 습도는 탈피와 호흡, 먹이는 성장과 활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온도·습도계를 확인하고, 먹이 급여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작은 습관이 건강한 게코의 수명 연장과 번식 성공률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전문가처럼 세심하게 관리하며, 단순한 ‘사육’을 넘어 ‘공존’을 실천해보세요.